이병철의 혜안·정주영의 배짱…빛나던 그 순간을 담다

입력 2023-01-02 18:13   수정 2023-01-03 01:30


전쟁의 잿더미 위에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산업의 씨앗을 뿌린 1세대 창업 기업인의 스토리는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도 못 따라올 정도로 흥미진진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들의 행보는 ‘기적’이나 ‘신화’라는 단어를 갖다 붙여도 전혀 과하지 않다.


한국경제신문이 196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주요 기업인과 경제 사건 등을 되돌아보는 ‘격동과 기적의 대한민국 60년’ 사진전을 2일부터 서울 중림동 사옥 1층 한경갤러리에서 시작한다. 전에 없는 복합·다중위기가 엄습한 지금,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주요 산업을 키워낸 기업인들의 열정과 모험심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다.

첫 번째 사진전 <신화를 쓴 불굴의 기업인들>에서는 1세대 창업 기업인부터 2·3·4대 경영인의 다양한 사진이 걸렸다. 출생과 자라난 배경은 물론 옷차림과 말투까지 180도 달랐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반도체·가전, 자동차·조선 왕국을 건설한 이병철·정주영 회장은 대한민국 산업의 주춧돌을 놓은 한국 경제의 두 거목으로 기억된다. 이 회장의 희수연(77세 생일잔치) 겸 호암자전출판기념회에서 만난 두 사람이 악수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언제 봐도 또 보고 싶어질 정도다. 이병철 회장이 1985년 1월 인텔과의 기술협력 계약 체결식이 끝난 뒤 축하 리셉션에서 건배하는 장면은 삼성 반도체 역사상 가장 결정적 순간 중 하나로 기억할 만하다. 신경영으로 전자산업 전 부문에서 글로벌 약진을 일궈낸 이건희 회장이 7만여 명이 운집한 ‘삼성 가족 한마음 축제’에 손을 흔들며 입장하는 모습은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조선소도 없이 선박부터 수주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배짱에는 새삼 혀를 내두르게 된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보여준 정 회장이 ‘포니 엑셀’ 신차 발표회에서 행사장 한쪽에 전시된 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모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장면도 감상해볼 만하다. 특유의 ‘품질경영’으로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현 명예회장)이 2005년 5월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식에서 처음 생산된 쏘나타에 서명하는 사진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기록으로 꼽힌다.




금성사(현 LG전자)가 개발한 최초의 국산 자동 전화기 ‘금성1호’를 시험통화하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LG화학의 미국 배터리공장 기공식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악수하는 구본무 회장 사진도 준비했다. 일본 초콜릿 공장을 점검하는 40대의 젊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산업 근대화의 불꽃이 된 포항제철 1고로를 점화할 불씨를 채화하는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 사진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근대화 산업화 초석을 놓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포항제철 고로 화입식을 챙기는 사진은 지도자의 선견과 의지가 국가의 앞날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실감케 한다.

우리 경제에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거대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격동기를 이끈 기업인들의 발자취가 담긴 사진들을 통해 그들의 기업가정신을 되새기고 위기 극복을 위한 영감과 용기를 얻어가길 바란다.

이건호·장규호 논설위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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